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Obscure Present

Jun Ahn

2018.03.26 ~ 2018.06.02

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인지하고 체감하며 살아가는 것일까? 물리적으로 시간은 미래, 현재, 과거로 흐르는 일방향적이라는 속성과 연속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. ‘현재’는 이러한 시간의 속성이 매 순간 발생하는 기준점 으로, 육안으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기도 하다. 하지만 인지됨과 동시에 부재하는 ‘현재’ 라는 시간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빨리 흘러가는 시간이 된다. 안준의 «Obscure Present»(무명의 현재)는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‘현재’에 대한 성찰을 <Self–Portrait>, <Float>, <The Tempest>, <One Life>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한다.

<Self–Portrait>(2008–2013)는 뉴욕, 서울, 홍콩, 등의 대도시에 위치한 고층 빌딩 꼭대기나 난간 또는 창문 의 경계에서 작가 스스로가 모델이 되어 촬영한 작업이다. 무감각해진 현재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개인 의 고민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특수한 장소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되는 촬영자이자 촬영 대상인 작가의 감 정을 포착한다. 이때 이 감각은 고층 빌딩의 가장 높은 지점에 마주 섰을때 일어나는 무수한 감정들로 이 것을 경험함으로써 자신이 현존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. 안준은 익숙한 도시의 풍경을 보여 주는 수평적 앵글과 그것과 마주치는 수직적 앵글이 담긴 장면들에 스스로를 위치 시킴으로써 그 경험의 감각을 시각화한다.

초기작 <Self–Portrait>가 ‘현재’에 대한 인지와 감정을 감각적으로 드러냈다면, 반대로 <Float>(2011 - )과 <The Tempest>(2014- )는 온전히 지각될 수 없는 현재의 속성을 고민하고 관찰해 붙잡으려는 작업이다. 우 주에 떠다니는 소행성들을 기록한 듯한 <Float>은 돌을 분쇄하는 크러셔 기계에서 쏟아지는 파편들을 촬영한 것이다. 검은 폭포와 같이 쏟아지는 돌을 고속 연사 촬영한 이 장면은 짐작할 수는 있으나 결코 온전히 인지 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려는 시도이다. 댐 방류 순간의 웅장한 모습을 기록한 <The Tempest>(2014- ) 또한 이 같은 시간의 특성을 드러내려는 것이며, 고정된 시점으로 진행하는 촬영 방식을 통해 극히 짧은 찰나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물이라는 사물의 무작위성을 보여준다.

이러한 현재라는 시간을 붙잡으려는 작가의 의도는 사과를 공중에 던지고 촬영하는 <One Life>(2013 - )에서 변화, 확장된다. <One Life>에서 사과는 문화 인류학적 상징성을 가진 오브제이기도 하지만 던져질 때마다 다른 위치와 모습을 가진다.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사과는 우연과 필연의 공존을 상징하는 대상이기 도 하다. 안준은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얻을 때까지 사과를 던지고 찍는 행위를 일종의 퍼포먼스 삼아 반복 한다. 그리고 던질 때 마다 불특정적인 곳에 위치하는 사과와, 던진다는 행위의 규칙성이 만나서 특별한 한 장면을 이루어 작업이 된다. 이 같은 과정은 결국 현재라는 시간의 속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안준 의 사진적 응답이며, 실존을 확인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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